싱가포르한국국제학교 전문상담교사 이정은  

아침에 출근길에 초등학교 학생이 말을 건다, “선생님 오늘 심성수련있어요??‘ 그리고 때로는 학부모님들께 피드백을 듣기도 한다. ”우리아이가 심성수련 시간을 몹시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런 이야기를 학기 중에도 종종 들어왔던 터라 심성수련 마지막 시간에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받을 생각에 다소 설렌다. 

’심성수련시간에 나를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친구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내년에 또 하고 싶어요“ 이런 피드백들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가지를 받았다. ”간식이 좋았어요, 내년엔 조금 더 다양하게 해주세요~“, ”수업을 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숙제랑 시험이 없어서 좋았어요”, “자기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쓰는 게 힘들었어요” 등등의 예상과는 다른 피드백에 다소 놀랐지만, 그 속에서 내가 몰랐던 아이들을 또 만날 수 있었다.      

교육학에 보면 잠재적 교육과정이라는 것이 있다. 정식의 교과과정이외에 수업의 물리적인 조건과 교사, 학생의 상호작용의 경험이 오히려 정식의 교과과정보다 학생들의 가치관과 태도형성에 훨씬 더 크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심성수련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은 소규모의 그룹에서 자신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고, 때로는 다소 소란스러워 보일 정도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발산하고 자신을 안전하게 표현하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 심성수련을 이끌어주시는 싱가폴 생명의전화 상담원 선생님으로부터 충분이 인정받고 공감 받는 경험을 했다. 이런 경험은 교과과정에서는 배울 수 없는, 아이들이 타인과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자신과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하는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올해로 싱가포르생명의전화 상담원들의 도움을 받아서 초등학교 심성수련프로그램을 3년째 진행을 마쳤다. 우리학교는 부족한 인성교육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싱가폴 생명의전화는 타국에 사는 한국의 아이들이 대한민국의 청소년으로 건강하게 성장하는데 크게 일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   

1시간의 심성수련을 위해 몇 시간의 준비와 교육과정을 거치고, 교육시간과 똑같은 시간 동안 선생님들께서 먼저 시뮬레이션을 해보면서 선생님들과 신뢰 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것이 싱가포르한국국제학교 전문상담교사로 일하면서 얻은 개인적인 기쁨 중에 큰 기쁨이기도 하다. 따뜻하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 그리고 서로 안아주고 공감해 줄 수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지면을 통해서 다시 한번 진심으로 싱가폴 생명의전화에 감사를 드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가장 많이 받은 피드백을 다시 적어 본다. “다른 학교에서 할 수 없는 활동이라 더 기억에 많이 남는다.” “친구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면서 더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재미있고 다양한 활동들이 많아서 좋았다”   감사합니다^^